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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제, 정말 괜찮을까?

by 반짝반짝S2 2014. 5. 30.



2014년 6월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틀간의 사전투표는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후보자들은 국민을 위한 공약을 제시합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각각 무상급식 공약, 각종 복지 공약들이 그러하였죠.

감나무 아래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언젠가는 감이 떨어지지만 국가 정책은 그 반대입니다.

투표는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꼭 투표를 해야만 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나와서 산지 3년째가 되었는데 그동안 총 2번의 선거가 있었습니다.

2012년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와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저는 대통령 선거만 부재자투표를 신청해서 투표를 했는데

부재자투표를 신청하는 일이 까다롭지는 않지만 번거롭게 느껴져서 망설여지기도 했고

제가 있는 곳 근처에는 부재자투표소가 없어서 버스타고 한시간 이상(!) 나가서 투표를 하고 오는 길이 쉽지 않더라구요.


잊혀지지 않는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그날 경기도에는 눈이 엄청 많이 와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가는데만 30분이 걸리고 

부재자투표소는 구, 시, 군 단위로 투표소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버스는 한시간 반 이상 타고 나가서 정말 어렵게 투표했는데 결과는...안타까웠습니다 orz


경험삼아 시도해봤던 부재자투표가 너무 번거로워서 이번 지방선거때는 집에 가서 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올해부터는 부재자투표가 아닌 사전투표가 실시된다고 하더라구요.

사전투표기간은 2014년 5월 30일부터 31일 이틀간 진행되는데

사전투표의 방법이 이전의 부재자투표와 대비하여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어 사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투표입니다.


사전투표가 부재자투표에 비해 절차가 훨씬 간단하고 투표소도 많아 어디서든 쉽게 투표를 할 수 있는 점은 환영할 만 하지만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프린트해서 투표한다니...

부정선거를 통해 장기집권한 아버지를 둔 사람, 

국정원 선거개입과 부정선거 의혹을 씻어내지 못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두고 있는 이 나라에서

변화한 사전투표 방법이 또 어떻게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하는건 너무 심한 비약일까요?

걱정되는 마음을 안고 일단 사전투표제,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내일 사전투표를 하러 가기 전에 알아볼까 합니다.






이전의 부재자투표는 제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선관위에 미리 부재자신고를 해서 현재 거주지를 알리면

선거 공보물과 투표용지를 현재 거주지로 받고 해당 날짜에 해당 지역의 부재자투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통합선거인명부라는 것이 사용되면서 

미리 신고하지 않아도 구,시,군단위 투표소가 아닌 읍,면,동 단위 투표소에 바로 가서 

신분증을 보여주면 투표용지를 그자리에서 바로 인쇄해서 투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투표방식이 과연 다른나라에도 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식 블로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유권자 전체를 하나로 통합한 통합선거인명부를 사용하여 

전국 어디서나 해당 선거인의 선거구 투표용지를 발급받을 수 있어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한 세계 최초의 투표제도라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사전투표제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투표용지를 그 자리에서 바로 발급받는 부분인데

과연 선거인 한명당 투표용지가 한번만 출력될 수 있을까요?

평소에는 아무일 없이 멀쩡히 쓰던 프린터가 꼭 내 발제일 당일에만 고장나는 기이한 현상, 모두 한번쯤 겪어보지 않으셨나요?

물론 웃자고 하는 소리이지만 만약 선거인 한명당 한번만 투표지를 인쇄할 수 있게 되어있다면,(또 이렇게 되어있어야 정상 아닌가요)

실제로 사전투표 실시 당일 투표지 프린터 이상으로 투표지 인쇄가 되지 않거나, 

프린트가 비정상적으로(투표지가 구겨져서 인쇄되어 투표하는 칸이 어그러지거나 하는 등) 이루어지면 

그 사람은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없을까요? 

프린트 시 오류가 발생하였는데도 시스템상 저는 이미 투표한 것으로 처리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한 대비책이 당연히 마련되어 있을거에요...그렇지요?)


점점 음모론자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악의적인(?) 가정 말고도 걱정되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부재자투표를 할 때에는 미리 신고를 해서 제가 투표할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을 

실 거주지로 우편을 통해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전투표제는 별다른 신고 없이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선거 공보문은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됩니다.

인 및 경찰공무원은 선거 공보문 발송을 사전에 신청받아서 실 거주지로 받아볼 수 있지만 

일반 국민은 이것이 불가능하고 선거 공보문은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선관위의 사전투표 안내문,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부재자투표는 선거 당일 특별한 사정으로 투표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이기도 하지만

주로 직장이나 학교, 기타 이유등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사람들의 위한 제도입니다.

선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선거 공보물을 굳이 우편물로 받아보지 않고 인터넷상으로 확인해 보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 공약을 통해 투표하라고 독려하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하는것이 선관위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닌가요?

투표자가 볼 수도 없는 선거 공보물을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무턱대고 보내놓고

선관위가 제 소임을 다 했다고 하기에도 너무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사전투표가 처음 시행되었던 2014년 4월 24일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6.93%로(전체 투표율 41.3%)

전체투표율의 10% 이상을 차지했었습니다.

이번선거의 확정된 선거인수는 선관위 홈페이지에 41,296,228명으로 공지되어 있는데요.

18대 대선의 경우 부재자투표 대상(신청) 인원 중 89만명 정도가 실제 투표를 했다고 하니

전국단위 투표에서는 사전투표가 전체 투표율의 10%정도까지 차지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만

백만부에 가까운 많은 양의 선거 공보물이 무용지물로 버려진다면 

최소한 일반 국민에게도 선거 공보물을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사전신청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 1일차 투표마감 후 

사전투표함을 읍, 면, 동 사전투표소에 자체 보관하였다가 사전투표 2일차 투표 마감 후 

즉시 구, 시, 군 선관위원회에 인계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사전투표는 구, 시, 군 단위로 이루어졌던 부재자투표에 비해서 투표소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져

연 어떠한 의혹이나 부정없이 투표용지가 보안이 완벽하게 유지된 상태에서 전달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모론은 항상 자극적입니다. 그래서 빠져들기 쉽죠.

하지만 이런 걱정들을 단순한 음모론으로 몰아가기에 

우리는 지난 40여일간 국가에 대한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사전투표에 대한 내용을 찾으면 찾을수록 저는 6월 4일에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어차피 사전투표에 대해 믿지 못한다면 6월 4일 투표라고 뭐 다를것 있겠습니까? 

그냥... 사전투표를 믿지 못하겠는건 기분탓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별 다른 일이 없다면 6월 4일 우리모두 꼭 투표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전투표제에는 알기 전에도, 알고난 후에도  모두 물음표를 찍어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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