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집 섭국이 맛있다고 했나...강릉 전복해물뚝배기, 나쁘지 않았지만 해물뚝배기 먹는걸로.

지난 주말 ktx 타고 강릉에 다녀왔어요.
청량리-만종-강릉 요렇게만 정차하는 기차를 타니
1시간 30분 밖에 안걸리던 감동의 강릉!
다른건 아무것도 아니고 우린 맛집투어만 하겠다! 하고 갔는데
세상에...강릉 이제 휴가철 아니어도 맛집 웨이팅 엄청난 동네가 되어버렸어요ㅠ

동화가든 짬뽕순두부나 강릉 감자옹심이 먹으러 가려다가 웨이팅이 두려워
그나마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했던
강문해변 맛집, 강릉 전복해물뚝배기집에서 아점을 해결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복해물뚝배기는 가격이 영 사악했지만 나름 바닷가 놀러온 기분 내면서 먹을만 했다.
근데 도대체 이집 섭국 맛있다 했던 사람 나와...
뭐 이런 느낌적인 느낌이었어요ㅋㅋ

이집의 메뉴는 매우 단촐해요.
전복해물뚝배기(18,000원)
전복죽(12,000원)
섭국(홍합국, 10,000원)

처음에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전복해물뚝배기 2개에 전복죽 1개로 나올 뻔 했는데
차라리 그 편이 나을 뻔 했어요ㅠ
다음주에 켄싱턴 제주 가서 인생 전복죽 먹을 생각에
잘못들어간 주문 바로잡고 섭국 먹었는데
하아.......망, 완전 망ㅠ

일단 주문하면 기본 반찬과 밥을 가져다주시는데
밥을 약간 덜어서 잘게 다져놓은 오징어젓갈에 비빈 후
마른 김에 싸서 먹으라고 알려주시더라구요.
메뉴판 옆에도 써있고,
또 하도 손님들이 팔라고~팔라고 해서 오징어젓갈을 판다고 하길래
전 전에 여수에서 사왔던 토하젓처럼
뭔가 강력한 한방이 있는 젓갈인줄 알았어요.

비벼 먹어보니
딱 오징어젓갈에 밥 비벼서 김에 싸먹는 그맛,
딱 상상할 수 있는 그맛이 납니다...
이거 13,000원짜리도 그리 크지 않아서
청량리 시장 가면 훨씬 더 싸게 살 수 있을텐데
왜 여기서 사가시는지 1도 모르겠는 평범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등장해주신 전복해물뚝배기!!
블로그에서 봤던 후기 그대로
정말 전복과 해물이 튼실하게 들어간 뚝배기더라구요.
살아서 꿈틀거리는 전복이 2개나 들어가
조개를 발라서 뚝배기 안에 공간을 만든 뒤
전복을 국물에 익혀 먹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린 셋이서 전복뚝배기 두개로 나눠먹었는데도
나름 조개며 전복이며 아쉽지 않게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격이 바닷가 동네에서 너무나 사악하긴 하지만ㅋㅋ
뭐 순두부정식도 만원이 넘어가는 관광지 물가이니
이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요ㅋㅋ

해산물이 싱싱해서인지
칼칼하고 맑은 국물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우린 체력저하로 전날 과음하지 못했지만ㅋㅋ
여기서 해장하면 해장술을 술술 부를 것 같은 그런 맛이었어요.
요건 좀 추천!

문제는 요 섭국인데요...
가기 전에 블로그 후기에서 이집은 전복해물뚝배기보다 섭국이 맛있다는 내용을 봤고,
또 옆테이블에서 우리 엄마아빠뻘 어르신들이
이집 섭국 맛있네~하는 얘기를 어깨너머로 듣고
자신있게 섭국을 주문했는데!!!!
그런데!!!!!!!

홍합이 조금 들어가 있는건 뭐 그렇다칩시다.
울릉도에서도 홍합국백반이 벌써 한 6년전에 7~8천원 그랬으니까
가격은 괜찮다고 쳐요.
근데 국물이ㅠ 국물이ㅠ
전 홍합국이라고 해서 맑고 시원한 국물맛을 기대했는데
저 국물맛 100% 라면스프 베이스에요ㅠ
딱 먹는데 그냥 라면스프맛만 나요ㅠ
홍합국 자체의 시원한맛 이런거 1도 안나요ㅠ

아니 이럴거면 그냥 맑은 홍합국을 내지!! 했더니
같이 먹던 친구 왈
홍합탕은 원래 포장마차 같은데서는 서비스 안주로 나오는 거라
그냥 맑은 홍합국 내어주면서 만원 받기에 민망해서
빨갛게 내온거 같다 하더라구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ㅠ

오히려 전복해물뚝배기가 빨간 국물로 나올 줄 알았는데
맑은 국으로 시원하게 나오고
섭국은 라면스프맛 듬뿍 첨가해서
도저히 국물을 떠먹고 싶지 않게 나와요ㅠ

결국 전복해물뚝배기는 싹싹 잘 비우고
섭국은 국물 그대로 다 남기고
안에 홍합이랑 콩나물만 건져 먹고 나왔어요.
그래서 차라리 전복죽 먹을껄 후회하는 거구요.

이집 전복해물뚝배기는 강원도 간 김에 먹기 괜찮아요.
하지만 섭국은 결사반대입니다.
사장님 저 섭국은 돈받고 파는걸 좀 반성하셔야 할거 같아요.